추모

김광석,
그를 추억하며 ...


김광석에게

출처 : Collection  _  My Way


어쩌면 그렇게 쉽게 이 세상 떠나갔나요? 
대단한 순정이고 열정이네요. 삶을, 노래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랬을까요? 
 장선우 (영화감독)


속없이 웃고 있는 광석이가 보고 싶다. 
남들에게 욕을 먹었으면 좀 더 오래 살았을 텐데. 해맑은 네 목소리라도 실컷 들을 수 있으니 이세상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배철수 (방송인)


사람들은 너의 짧고 뜨거웠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래서 나의 친구가 잊혀지지 않는 것이 고맙기도하지만, 나는 네가 기억되기보다는 내 옆에 있었으면 한단다. 나를 이해해주고 좋아해 주었던 친구는 흔치 않거든. 나 역시 너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었었니?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 괴롭단다. 네가 우리와 함께 나이 들고 있었다면, 사람들은 너에 대해 시큰둥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 취하고 껴안을 수 있으련만... 또 똑같은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면 가끔 너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한 잔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단다.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과 의사)


음악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하는 힘이 있다. 암울했던 시대상황 속에서 깊고 우수 어린 목소리로 젊은 세대의 가슴을 파고들었던 작은 거인 김광석을 그리운 마음으로 추억하며 학창 시절을 회상한다.
 정동영 (국회의원)



김광석의 노래는 그리움이고 거의 애절함이다. 누군가에겐 시의 연꽃을 피워내는 못 물이며, 뜨거운 슬픔이다.
 신현림(시인)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통점(通點)많은 진실을 전하는 데 적합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변비 걸린 음악들을 위한 관장제. 그러나 나는 천박함을 사랑했고, 참나무처럼 단단한 그의 확신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그의 노래는 말라붙은 피처럼 느껴진다. 어떤 굳은 신념이라고 해도 결국 불가해함을 그 자체로 용납해버리고 마는 거니까.
 이충걸 (GQ KOREA 편집장)


선 굵은 바이브레이션 외에는 굳이 치장하지 않은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솔직한 사람과 마주 앉은 편안함이 전해져 옵니다. 노래가 입에서 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느낌...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그의 음악을 사랑합니다.
 황정님 (KBS 아나운서)


그는 너무 짧은 생의 아쉬움을 노래에 담았었나 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우리들은 삶의 무게를 공감하기도 하고 사랑의 씁쓸함에 젖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기도 했다. 아직도 그의 노래는 우리에게 말은 건넨다. 가끔은 서글프겠지만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 만 한거야... 라고.
 김중만 (사진작가)


김광석, 그를 막 흔들었어야 했다. 훼방을 쳤어야 했다. 感性의 깊은 골짜기로 홀로 걸어 들어갈 때 막 떠들어서 그를 환기 시켰어야 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이렇게 노래할 때, 소리소리 지르면ㄴ서 그를 불러댔어야 했었다. 두발로 땅을 힘차게 구르면서 그를 마구마구 흔글어댔어야 했었다.
 김점선 (화가)


평소 김광석씨의 “서른 즈음에”라는 곡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드라마 <고백> 촬영 시에 직접 부르기도 했구요. 그 곡은 서른에 들어도 또 마흔에 들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 라디오 DJ시절에 김광석씨도 게스트로 여러 번 나오셨었는데 가수 같지 않은 소탈한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다만, 김광석이란 친구가 너무 일찍 인생을 많이 알았다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송승환 (배우, PMC 프로덕션 대표)


내 시리고 시린 청춘과 함께 했던 <서른 즈음에>, 밞에 돋친 가시 같았던 <사랑했지만>, 목마른 그리움이 목 타는 그리움이 되었을 때 작은 위로였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광석의 노래는 그렇게 기억의 항해를 돕는 돛대로, 스스로를 잠시 멈추게 하는 닻으로 내 삶 가까이에 머물러 왔다. 그것은 곧 일상이었고 인생의 단락을 공유한 각각의 페이지였다. 때문에 지금 그의 노래를 다시 듣거나 본다는 건 어쩌면 일상의 재현이요. 여정의 반추다. 물론 이번 전시는 너무 친숙해 잊고 있었던 시간의 재현이면서, 동시에 가냘프게 빛나던 젊은 날의 꿈을 환기시키는 세월의 언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


불행하게도 나는 너와 나이 차이가 많아서 깊은 교우를 못 나눴다. 내가 너무 늙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늘 알고 있었다. 니가 나의 동신교회 새까만 후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윤형주보다 너는 몇 년 후배였다. 나는 윤형주나 너나 같은 교회 성가대 출신이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너는 나쁜 놈이다. 늙은 선배를 놔두고... 뭐가 급해서 먼저 갔는지... 매우 불쾌하다. 거기서 잘 있길 바란다. 곧 만날 거다. 이만 총총...
 조영남 (가수)


그 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사람의 마음이 순수해지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 분, 꽤나 순수했던 사람이었나 봐요. 그런 아름다운 영혼의 노래들을 통해 좋은 에너지, 좋은 영감들을 껴안게 될 것 같군요.
 이혜영 (영화배우)


김광석은 이 시대가 아끼는 뮤지션이다. 한 때 아꼈던 뮤지션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아끼고 있다는 사실에 밑줄을 그어야 할 것이다. 그는 남은 인연을 다 잇지 못하고 일찍 먼 길을 떠났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은 김광석이란 이름은 그 어떤 추억보다도 더 진하게 박혀 있게 될 것이다.
 이상은 (가수)

Warmth is in the air... I knew him for a short length of time. They say time is relative. I believe that. In that short amount of time I had known him. I knew a kind and sincere man, who enjoyed the common things in life. His passion for music lay in his love for mankind. A short time in length, but a litetime of warmth.
 이주한 (트럼펫터)


여느 레코딩 아티스트하고 달리, 늘 관객과 함께 호흡했던 사람. 그 호흡의 과정을 통해 그의 음악세계도 같이 발전하지 않았나 싶은 사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생명력이 넘치는 작업을 해 온 歌客, 김광석. 생명력 있는 가수가 남긴 노래들이 아직까지도 이 세상에 큰 생명력으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업적은 놀랍다 
 한충완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독일로 유학간 친구가 잠시 귀국했을 때 강원도로 가는 국도변의 밤 자동차 안에서 처음 들었던 그의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일순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 여행길에 그의 노래는 먼 불빛이 되어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단 한번만 들으면 금방 다른 목소리들과 구분이 된다. 자갈이 깔린 길을 몇 년쯤 홀로 걸어온 사람이 내는 소리 같으므로. 어느 날 열심히 일을 하다가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괜히 얼굴을 감싸 쥐었다. 혼자 있을 때면 가끔 그의 노래 한 소절이 입안에서 맴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에... 그랬음에. 
 신경숙 (소설가)


대구 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서 나는 김광석을 만났다. 왠지 모든 것이 꿈결같다는, ‘더딘 시간 속에 잊혀져간다’는 그의 노랫말처럼. 아스라한 그의 음악들이 아롱지게 되살아나 그를 그립게 했고 그의 음악에 새삼 중독되었었다.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거리의 그림들이 나를 그의 음악에 더욱 빠지게했듯, 이번 전시가 한국의 천재적 대중 음악을 챙겨볼 기회로 많은 이들의 혼과 가슴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젬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수)


요즘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는 대부분 김광석 버전이다. 나는 저녁 공기 속에서 쓸쓸하게 새어 나오는 <거리에서>를 사랑하고, 세월 때문에 마음이 울컥해질 때 문득 떠오르는 <서른 즈음에>를 사랑하고, 그리고 <이등병의 편지>를, <부치지 않은 편지>를 지독히도 사랑한다. 그의 노래에 감염된 나는, 여전히, 속소무책이다.
 안도현 (시인)


나는 삶의 여러 요건 가운데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에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과,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그 사람의 사랑까지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 이유로 김광석을 좋아합니다. 김광석의 말하는 속도, 목소리의 색깔, 그리고 그가 노래할 때의 가라앉은 음색을 떠올리면서 이 글을 적은 마음 안에 가을이 지나 벌써 겨울이 가득합니다.
 윤석화 (연극배우, 객석 대표)


나로서는 김광석의 콘서트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도 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운 중의 하나였다. 젊은 날의 넘치는 열병 속에서나, 용기가 꺾여버린 어느 날 저녁 무렵에도 나는 그와 함께 있었다. 수줍은 듯 구수한 그의 입담 속에서 인간적 친근감을 느꼈던 순간에는 마치 오랫동안 사귄 친구의 눈빛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무언의 신뢰와 은은한 번짐을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김봉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


“어, 웬일이야?” 주변이 시끄러워서 어디냐고 했더니 어느 대학 축젠데 노래 중에 전화를 받았다는 응답. 그 와중에 와하하 또 한번 청중들의 웃음. 김광석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들이 많았죠. 슬픈 이별이었는데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일들만 떠올리게하는 오빠예요. 그곳에서도 행복한가요?
 이소라 

내가 만났던 김광석은 늘 소탈(疏脫)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또 통기타 하나에 하모니카 하나로 온 몸으로 노래 부르던 그를 기억한다. 80년대와 90년대 한국의 모던 포크음악을 대표했던 김광석. 안타깝게 일찍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남아 그리운 마음으로 애창된다.
 김수철 (가수)


첫인상, 진짜 후줄근했지. 차림새, 완전 변두리. 목소리, 청승맞다고 생각했지. 이제 내게 기억되는 건 그의 얼굴 가득 주름 지으며 웃던 웃음뿐. 나 이제 광석이형 노래 안들어. 도저히 CD를 손에 들 수가 없어서. 나 형 미워해. 살아있었으면, ‘나 형 졸라 맘에 안 들어’라고 꼭 얘기하고 싶은데. 그럼 또 그 주름 쫙 만들어서 웃어줄 텐데.
 신해철 (가수)